블로깅을 한다는 것은 꽤 책임감이 주어지는 일이다.
기록과 공유라는 목적으로 블로그를 처음 접했던, 2003년부터 그리고 한차례 2000여 개의 포스트가 있는 블로그를 닫았던 기억까지. 그다지 좋지 못한 경험을 하고선, 꽤 많은 깨달음을 얻고도 놓지 못하는 묘한 끈.
나에게 블로그는 그런 존재이다.
어떤 이들은 나를 익명의 누군가로.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곳으로.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지혜를 나누고.
내가 관심 있는 분야를 자극하며.
나의 감정을 소통 시키는 곳.
그래서 더욱 더 책임감이 따라야 하는데, 나는 약간 소질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전문적인 무언가를 써야 할 것 같은 무게감과 익명성이 보장되는 곳이면서도 평판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고통의 십자가를 든 느낌. 이런 걸 잘 소화하고 있냐고 물으면, 좀 자신이 없기도 하다.
순간의 배설이나, 공감으로, 또는 내가 다녀간 모든 곳을 기록하는 곳으로 만족하고 있지만, 블로깅을 잘하는 누군가들처럼, 나도 그렇게 전문적인 무언가를 위해 노력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개인적인 무언가를 쏟아내는 게 약간 겁이 나기도 하지만, 여하튼 지금까지 생각하는 것과 아는 것, 느끼는 것과 경험하는 것들을 적절히 섞어 놓은 것 같은, 나의 블로그.
언젠가 다른 시도를 할 수 도 있겠지만, 시간이 없는 지금은 일단 유지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기도 하다. J
블로그 히어로즈를 읽으면서, channy님의 블로그를 보면서, 나도 나에게 질문을-
1. 언제 어떻게 블로그를 시작하셨나요?
2003년 어느 날, E포털에 다니고 있을 때, 검색 데이터를 위해서 처음 시작한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쏟아지고 있는 인터넷의 정보를 나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하고 기록해보고 싶은 게 주목적이었지요. 그리고 대부분의 한국20대 여성이 그랬듯, 싸이월드를 통해서 문언가를 공유하는데 그런 공개된 형태가 아닌, 내가 살짝 가려진 공간을 찾고 있었고, 그게 블로그였다고 생각합니다.
2. 블로그에 주로 다루는 주제가 무엇인가요?
나의 블로그의 부제는 “문화잡식”입니다.
즐겨보는 영화에 대한 기록과, 읽고 난 책에 대한 느낌을 공유하고 싶어하고, 요즘은 작년부터 시작한 국내 여행을 위한 자취를 남기고 싶어서 더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성향의 글과 순간의 낙서들, 그리고 업으로 삼고 있는 검색과 인터넷에 대한 내용도 있지만, 전문적이지 않아 살짝 부끄러운 수준이지요.
3. 블로그를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시나요?
퇴근 후 집에 돌아가 30여분을 활용하는데, 주말에 몰아서 할 때가 많고, 가끔 점심시간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기사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꾸준한 블로깅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고, 가끔 쏟아내듯 많은 글을 올릴 때도 있고 꽤 비정기적인 형태로 표출되는 곳이지요.
4. 블로그를 하면서 힘든 점이 무엇인가요?
나의 블로그를 닫았던 기억이 나는데, 나를 알고 있는 다른 사람이 단순히 “하나의 글”을 보고 나를 평가할 때, 상당히 속상했어요. 문자로 보여지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건, 적당한 판단을 내리기 힘든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보여지는 것만으로 판단하곤 하죠. 그래서, 포스트를 할 때는 항상 그때 기억을 하고 조심하고 있습니다.
5. 다른 블로그를 읽거나 답글을 남기시나요?
아주 가끔 답니다. 주로 아는 블로거들에게 답변을 남기는데, 모르는 이들에게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행동해요. 소극적인 자세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개인적인 성향인 것 같기도 합니다.
6. 방문객을 늘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노력한 적은 없습니다. 방문자들이 주로 검색을 통해서 많이 유입되는 것 같고, 유니크 한 포스트를 올리면, 방문자가 빨리 늘죠. 요즘 제 블로그의 주된 검색 키워드들은 “해수욕장”들 입니다.
7. 블로그를 하면서 어떤 때 가장 만족하셨나요?
우연히 멋진 친구를 만났을 때!
그리고 내가 기록한 것을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찾아봤을 때!
8. 블로그로 돈을 벌려고 해 보셨나요?
사실, 구글 광고 수입을 노리고, 영어로 된 영화 블로그를 한적이 있었어요. 지금은 거의 방치 수준이고, 꾸준히 클릭도 나고 있지만 다시 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블로그로 돈을 벌 수는 있지만, 돈을 벌기 위해 블로그를 하고 싶진 않아요. 그래서, 지금은 광고를 달고 있지 않고요.
9. 새로 시작하는 블로거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는?
블로그를 시작해보세요.
자신이 모르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10. 나에게 있어 블로그는 [ophilia]이다.
ophilia라는 필명을 살아 있게 해주는 곳.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장소.
아주, 근사하고 멋진 곳입니다. J
블로그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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