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행복에서 임수정과 황수정이 함께 살았던 집, 헐떡이는 숨을 참으면 임수정이 달렸던 그 쓸쓸한 길, 둘이 함께 행복해 하던 마당, 조용한 들판을 뒤로 하고 경운기를 타고 가던 장면들. 그 곳을 기억하기 위해, 그 마을을 찾아 갔다. 지지리가 촬영장인 줄 알았는데, 지지리 밑에 있는 동화리 하동마을이 촬영장이었다. 동네 아저씨에게 물어 물어 찾아간 곳. 생각보다 마을은 작고, 정겨웠다. 이제 사람이 살지 않는 그 집은 낙엽으로 마당이 가득했다. 모과 나무 아래는 주인 없는 모과가 가득하고, 다람쥐들은 임자 없는 집을 신이나서 달린다. 그 마당 그 곳에 우둑히 서 있으니,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그 쓸쓸함이 묻어 나온다. 행복은 그 순간에는 그다지 소중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다는 걸, 감독은 말해주고 싶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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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에 세워진 하동마을 표시, 단풍이 가득, 그 집 앞에 있는 작은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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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길을 따라, 높은 감나무, 주렁주렁 소담스런 감들, 그리고 임수정이 달리던 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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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으로 올라가는 길, 낙엽이 가득한 마당, 그리고 떨어진 모과들.


영화 행복에 나왔던 곳을 찾아 갔다. 작년부터 생각했었는데, 일년여가 지난 후에서야 실천에 옮겼다. 그래도 멋진 가을이어서 그나마 다행. 제대로 된 주소를 알지 못해서 무작정 장수로 내려가 비포장 도로를 지나 지지리로 향했다. 지지리로 가는 길은 하나뿐이였지만, 그 집이 어느 곳인지 알 수 없어서 정처없이 그냥 달렸다. 달라던 곳에서 만난 그 가게. 황정민이 소주를 사고 임수정을 처음 만났던 그 가게. 지지리의 원지지마을 앞에 조용히 그때 그모습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제는 아무도 장사를 하지 않는지, 조용하고 쓸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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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흔적이 없는 가게 앞, 건너편의 원지지마을 입구, 가게 옆 작은 버스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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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여행, 장수로 찾아 가는 길 식사를 해결하기위해 서일 농원에 들렸다. 원래 가려던 길보다 살짝 돌아서 갔지만, 그 노고를 실망시키지 않고 그곳은 꽤 근사했다. 농원 안에 있는 솔리라는 음식 점에서 여러가지의 짠지와 청국장, 된장찌게를 맛있게 먹고, 두리번 두리번 산책하기. 이천여개의 장독이 해바라기처럼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모습이 소담스러웠고, 무언가 든든해 보이는 건 나만 그럴껄까. 생각하지 않았던 좋은 곳을 알게 되어 참 기뻤다. 다음엔 가족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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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여개의 장독들, 금줄로 무언가를 표시한 장독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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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모양의 담쟁이, 길게 늘어선 우리, 단풍으로 물든 나무, 그리고 해질녁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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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가평으로 올라가는 길,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대구에 잠시 들렸다. 신랑은 그 전주에 결혼식 때문에 왔던 곳인데 새로운 곳을 온 모양으로 신나했고, 나는 처음 와본 대구의 번화한 모습에 계속 놀라고 있었다. 별준비 없이 갔기 때문에 맛집 책자에 의존해 유명하다던 추어탕집을 찾아 갔다. 빌딩 숲 사이에 구비구비 골목을 찾아 들어서 입구를 마주했을 때 느낌이란, 시간과 정성을 얼마나 쏟아 음식을 준비하는지 느낄 수 있을 만큼 고집스러워 보였다. 들어가는 작은 입구 안에 살짝 걸쳐서 말리고 있는 조선 배추의 소담스런 모습이 시선을 잡았고, 옛 한옥을 살짝 변형한 가게 안은 작은 마당을 이루고 있었다. 마당에서는 많은 솥들을 놓고, 점심 시간에 맞춰 손님을 맞는 분주한 몸놀림은 정겹기만 했다. 메뉴는 추어탕과 밥 한그릇이 고작이였지만 마루와 방에 즐비하게 놓여져 있는 작은 반상들이 귀엽기만 하다. 아는 친척집에서 밥한그릇 먹고 나온 기분. 일인분씩 따로 나오는 백김치도 일품이고, 곱창을 넣고 끓였다는 추어탕도 일품이였다. 곱창을 넣고 끓인다는 말에 다시는 안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내심 계속 기억에 남는 추어탕집이 될 것 같아 더욱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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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가평으로 가는 길. 청도를 지나갔다. 청도 반시가 얼마나 유명한지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가을 청도의 넘쳐나는 감나무는 정말 인상깊었다. 마을의 집집마다, 도로를 따라 즐비한 감나무들. 가을이라 더 멋진 풍경이였을 것 같다. 사진에 다 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눈은 정말 가을을 실감할 수 있었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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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먹었던 모든 것이 맛있던 건 아니다. 몇가지 기억에 남는 부산의 맛들 :)

#1. 원조할매복국
금수복국은 이제 너무 상업적이라 정말 가고 싶지 않다. 몇번 가보았는데 솔직히 청담동에 있는 금수복국이 더 맛있는 듯. 금수복국을 대신해서 부산에 가면 항상 들리는 곳. 원조할매복국, 작은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음식점이고 인심도 좋다. 이번에는 복국이 아니라 복찜을 먹었는데, 지리는 서비스로 나왔다. 와우 정말 최고!

위치 :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달맞이 고개로 넘어가는 길, 바로 우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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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앙 손국수

괜찮은 곳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게 사실이다. 부산근대역사관 근처에서 먹을 곳을 찾다가 미리 알아간 중앙손국수를 찾아갔다. 문을 들어서자 마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가득. 분식집 같은 분위기였는데, 묘하게 옛날로 돌아간 느낌. 간판인 모밀국수와 유부 & 김초밥을 섞고, 가락 국수를 시켰다. 모밀국수는 정말(!) 맛있었다. 정말 놀랠 정도로. 다시 가서 다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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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싱하
부산에서 싱가폴 음식은 솔직히 땡기지 않았다. 영화를 보러 가야했고, 광안리 해수욕장 근처에서 식사를 해야 해서 할 수 없이 간 곳. 분위기나 기타 등등 이상한 분위기가 풍겨서 맛은 기대도 안하고 있었는데, 정말 놀랄 정도로 맛있었다. 다른 메뉴를 먹어보지 못한 아쉬움. 다음에 광안리에 가면 다시 함 도전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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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나지 않은 골목 골목들에 부산은 아직 역사를 갖고 있었다. 일본과 비슷했던 골목, 그 곳에서 봤던 가옥 구조. 이국을 방문한 듯한 묘한 느낌. 그래서 부산은 매력적이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몇장 사진에 담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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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부산 여행의 주제, 근대 건물을 들려보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한건 송정역 때문이었다. 작은 역사를 TV를 통해서 봤을 때 꼭 가봐야 할 것 같다는 이상한 욕심. 마지막 근대를 찾아간 곳은 송정역이다. 작은 민박집 사이에 아담한 역은 주차장조차 제대로 갖고 있지 못했다. 부산시에서 정한 근대 건물이라고 간단한 안내 표지가 있었고, 구경온 가족들이 사진을 찍으며 놀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 자세히 보고 싶었지만 허락되지 않았고, 멀리서 자취만 확인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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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기념관 정문을 보기 위해, UN 공원에 들렸다. 이 곳에 들어가야 하나 잠시 고민을 하다가 온김에 안까지 들어가봤다. 너무 아담하게 잘 다듬어진 모습이 약간 놀랐다. UN이 정한 유일한 성지라는 설명에 이 곳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지 생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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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 와야 정말 부산을 느낄 수 있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시장들 위로, 주차장이 서 있었고 그 곳에서 사진을 담았다. 바다의 도시 부산을 다시 느끼게 하는 곳. 멀리 보이는 구석구석이 부산의 현재, 과거,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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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산가옥을 볼 때마다 시간은 꺼꾸로 가는 느낌이다. 내가 살지 못했던 시대를 타임머신을 타고 갔다온 느낌. 건어물 시장에서 무엇이라도 샀어야 했을까, 삶이 묻어나는 곳에서 우리는 두리번 거리고 있었고, 감히 사진기를 꺼내들어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언제든지 재개발이라도 될 것 같은 안타까움. 이 곳이 없어질까봐 돌아서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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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한전 중부지점에 찾아갔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 예전 집들. 하늘을 조각낸 그물 같던 전기줄 사이로 60년대 집들이 조용히 자리 잡고 있었다. 멋지게 창을 장식하고 있는 창살이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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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최초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근대 오피스 빌딩 한전 중부산지점을 찾아갔다. 최초의 엘리베이터를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주말이여서 슬쩍 들어가보려고 했는데, 자리만 남아 있다는 말에 그냥 돌아섰다. 그래도 근처에 적산가옥들이 많아 두리번거리다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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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보존을 위해서 사용을 하지 말아야 할지, 보존이라는 개념보다 복구를 해야 하는건지 정답은 알 수 없지만, 예전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면 역사가 살아 숨쉬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고등학교 때 느꼈던 묘한 감정의 연상선처럼, 그 곳에서도 아직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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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임시수도정부청사는 생각보다 조용한 마을 안에 자리 잡고 있었다. 단단한 모습으로 우리를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는 듯한 묘한 느낌이 들었다. 생각보다 작은 집은 묘하게 미로를 만들며 복도끼리 이어져 있었고, 일본 정원스럽던 분위기가 그때 그 시절을 모습을 상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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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앞에 조용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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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좁던 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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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개의 창문으로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빛이 들어오지만, 어두운 일본의 가옥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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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편에 보이는 아파트가 아찔하다.
조용하고 아담했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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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 있던 줄기가 검은 오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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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근대사박물과는 역사가 오래된 곳이다. 부마 사태의 시발점이 되었던 미문화관이기도 했고, 부산의 양곡을 수탈해가는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부산 거점이기도 했다. 그랬던 그 곳에서 근대사를 기억할 자료를 모아두고, 그때를 기억하게 하다니 아이러니하다. 외관에 보이는 단장된 이쁜 창문때문인지 그 곳을 지났던 흔적을 없애 버려서 아쉬웠지만 신기한 기록물을 몇가지 발견해서 기쁘기도 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건너펀 산 위로 보이던 기상청 건물도 가보고 싶었지만, 시간관계상 생략했던 것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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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건물을 리스트업하고 찾아가는 건 쉽지 않았다. 이미 없어지거나 훼손되거나, 잠깐 들려서 보고 싶은데 마땅한 주차장이 없거나, 길이 너무 좁아서 차가 가기 힘들거나. 그 와중에 열심히 보고 싶었던 건물을 보고 왔다.

지금은 음식점이 되어버린, 정란각에 잠시 들렸다. 예상대로 주차장이 없었고 우리는 음식점 손님이 아니여서 살짝 겉모습만 보고 돌아서야 했다. 입구에서 보기에도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는 옛건물의 모양. 일본식으로 지어진 외관은 역사와 시간을 말해주고, 기억하게 한다. 여유가 된다면 안의 모습도 보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여유는 주어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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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여러번 가봤지만, 동백섬을 산책한 건 처음이였던 것 같다. 밤이 늦었지만 사람들은 꽤 많았고, 섬 주변으로 만들어둔 멋진 산책로는 밝은 날 다시 들리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였다. 삼각대가 있었다면, 더 멋진 야경을 찍을 수 있었겠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올리고 있는 야경보다 흔들려도 기억에 남을 야경으로 생각하면 혼자 위안을 해본다. 멀리 보이는 반짝이는 광안대교와 흔들리던 해운대 야경. 밝은 날보다 밤이 멋진 건 삶의 기운을 잠시 감출 수 있기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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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이용해, 부산에 다녀왔다. 영화제도 목표였지만 원래 준비했던 근대건물을 둘러보는 것을 두번째 목표였다. 부산은 갈때마다 새로운 도시이다.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면서 미래를 준비하지만, 역사를 보존하려고 하면 오히려 파괴하는 우리나라의 습성대로 많은 것들이 없어져가고 있어서 무척 안타까웠다. 영화제는 날이 갈수록 어설픈 모습을 더하고 있었다. 무언가를 좀 더 똑똑하게 준비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크지만 가능할지 알 수는 없다. 네이버는 올해도 어김없이 마케팅을 꽤 잘하고 있었다. 네이버에게 가장 부러운 건 이 같은 마케팅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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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에 다녀왔다. 짧은 이번주에 상림과 우포가 두곳이 목표였지만, 상림은 너무 늦게 도착해서 그만의 멋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우포는 꽤 멋진 곳이여서, 전날 아쉬운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올해는 우포에 가시연꽃이 가장 많이 핀 해라고 한다. 그 넓은 늪 위로 가시연꽃 잎이 늪 위에 가득하고 있었고, 부유하는 식물 위로 물의 깊이는 짐작하기 힘들 정도였다. 늪을 전부 돌아보면 좋았겠지만, 다 보려면 4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해서, 절반 정도 보고 포기하고 돌아왔다.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다시 와야겠다고 약속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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